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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5장은 염려 앞에 선 신자의 태도를 분명하게 정리해 준다.
이 말씀은 염려를 없애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염려를 대하는 신앙의 방향을 제시한다.
본문이 말하는 핵심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염려의 문제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주도권의 문제다.
본문은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강해지면 염려를 이길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중심에 누가 서 있는지를 점검하라는 요청이다. 모든 상황을 내가 통제하려 할수록 염려는 커진다. 겸손이란 스스로를 작게 보는 태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다시 모시는 선택이다.
둘째, 염려는 정리한 뒤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맡기는 것이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는 말씀에는 조건이 없다. 염려가 해결된 후가 아니라, 해결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하나님께 가져오라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염려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때에만 하나님께 맡기려 한다. 그러나 말씀은 염려를 붙들고 있는 손을 먼저 놓으라고 말한다. 맡김은 신앙의 결과가 아니라, 신앙의 시작이다.
셋째, 염려를 맡긴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베드로는 동시에 “깨어 있으라”고 경고한다. 신앙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아니다. 문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그 문제보다 하나님을 더 크게 신뢰하는 자세다. 염려를 맡긴다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오늘의 자리에서 믿음으로 선택하며 사는 삶이다.
신앙은 모든 것을 이해한 뒤에야 평안해지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방향을 배우는 여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염려를 붙드는 대신, 하나님께 맡기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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